B /b/와 P /p/는 입술 모양이 완전히 똑같아요. 두 입술을 맞댔다가 떼면서 소리를 내죠. 두 소리를 구분 짓는 것은 성대 울림 여부예요. /b/는 성대를 울리는 유성음이라 목에 진동이 느껴지는 반면, /p/는 성대 울림 없이 공기만 내뿜는 무성음이거든요. 강세가 있는 음절 첫머리에서 미국식 /p/는 기식(aspiration)이라고 부르는 강한 공기 내뿜기를 동반해요. 그래서 pin을 발음하면 마치 p-hin처럼 들리게 되죠.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화자들은 종종 이 기식을 빠뜨리는데, 미국인들의 귀에 이들의 P가 B처럼 들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한국어에서 공기를 강하게 내뿜는 유기음 'ㅍ'과 그렇지 않은 무기음 'ㅂ'의 차이를 떠올려 보시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두 소리는 어디가 다를까요.
입의 작은 조정 4가지. 그중 하나만 어긋나도 소리는 옆 소리로 미끄러져요.
이제 여러분 차례예요.
「Bat」와 「Pat」, 두 단어를 여러 번 소리 내어 녹음해 보세요. 다시 들어 보면, 이 대비를 잡는 데는 자기 귀가 최고의 피드백이거든요.
소리 하나로 뜻이 갈리는 단어들.
아래 짝들은 모두 딱 한 소리만 달라요. /b/ 소리를 /p/ 소리로 바꾸면 뜻까지 바뀌죠. 아무 단어나 누르면 전체 분석을 볼 수 있어요.
귀로 잘 안 갈린다면, 이유는 이거예요.
스페인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같은 언어들은 단어 첫머리의 /p/에 기식을 넣지 않아요. 원어민들이 기대하는 공기 내뿜기가 없기 때문에, 미국인들의 귀에는 스페인어 화자가 발음하는 pin이 기식 없는 /p/로 들리게 되고, 이는 곧 영어가 /b/를 발음할 때 쓰는 소리와 같아지죠. 아주 고전적인 테스트 방법이 있어요. 입술에서 1인치(약 2.5cm) 정도 떨어진 곳에 종이 한 장을 들고 pin이라고 말해 보세요. 종이가 펄럭여야 정상이에요. 만약 펄럭이지 않는다면 기식이 부족하다는 뜻이랍니다. 성대 울림도 중요하지만, 영어를 배우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이 기식을 정확히 소리 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핵심 포인트예요. (다행히 한국어의 'ㅍ'은 이미 강한 기식을 가진 유기음이라, 'ㅍ'을 발음하듯 자연스럽게 숨을 내쉬면 영어를 말할 때도 큰 어려움이 없을 거예요.)
먼저 입 근육, 그다음 귀.
짧은 훈련 4가지. 소리 내어 해 보세요. 귀로 들으려 하기 전에, 입 안에서 변화를 먼저 느껴 보는 거예요.
입술에서 1인치(약 2.5cm) 정도 떨어진 곳에 종이 한 장을 들고 pin, pen, pat, park, push를 발음해 보세요. 매번 종이가 눈에 띄게 펄럭여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기식을 충분히 내뿜지 않고 있는 거예요.
목 진동 테스트를 해볼게요. 목에 손가락 끝을 대고 buh, buh, buh라고 말해 보세요. 끊임없는 진동이 느껴질 거예요. 이번에는 puh, puh, puh라고 속삭이거나, 모음 없이 'p' 소리만 내보세요. 목에 진동은 전혀 없고 공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만 느껴져야 해요. 두 소리를 번갈아 내는 연습을 해보세요.
최소대립쌍 문장들을 읽어 보세요. A big pig, Pet the bet, Pull the bull from the pool. 기식 소리 내기가 완전히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모든 /p/ 발음에서 공기 내뿜기를 과장해서 연습해 보세요.
pin을 말한 다음, spin을 발음해 보세요. S를 더했을 때 pin의 강한 공기 내뿜기가 거의 사라지는 것을 느껴보세요. 유기음 /p/는 강세가 있는 음절 첫머리에서만 나타난답니다. 아주 자연스러운 영어의 특징이에요.